곽병준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지속가능한 자족도시 양평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양평의 미래
군정계획, 예산편성에 직접 참여하다.
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섭공(葉公)이라는 초나라 제후가 있었다. 무슨 문제가 있어서인지 백성이 날마다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떠나니 인구가 줄어들게 되고, 덩달아 세수가 줄어들어 큰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고 한다. 초조해진 섭공이 공자를 찾아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날마다 백성들이 도망가니 천리장성을 쌓아서 막을까요?”
잠시 생각하던 공자(孔子)가 남기고 떠난 말이 바로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이 고사는 현대에서도 쉽게 통용된다. 규제와 같은 천리장성, 만리장성으로 막아보려 한들 무슨 소용이랴. 결국엔 그 도시, 마을이 제 기능을 갖추고 주민들을 행복하게 한다면 다른 도시에서 저절로 찾아오게 될 것이다.
최근 서울시 엑소더스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엑소더스는 집단탈출이란 뜻으로 치솟는 전셋값과 주택 가격에 부담을 느낀 서민과 중산층이 서울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집값은 오히려 서울 아파트 전세값보다 싼 이들 도시로 줄줄이 이주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거주민이 경기지역으로 무더기 이주를 한 탓에 서울 인구는 2016년 6월말 기준 998만 9795명으로 줄어 1988년 이후 28년 만에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서울 엑소더스 현상은 직장이나 자녀교육 등 문제로 서울생활권을 포기하지 못하면서도 주거비 부담을 이겨내기 힘든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비자발적’ 이주라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근자열 원자래’라는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돈다.
‘근자열 원자래’란 말을 모토로 지속가능한 자족도시를 목표로 하는 경기도의 작은 도시가 있다. 경기도 양평군이 그 주인공이다. 양평군은 지역 내의 주민들이 군정에 직접 참여하고 양평군에 대한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정책을 제안하고 토론을 통한 군정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들 스스로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공동체 운영을 통해 서로가 보살피고 자급자족 할 수 있는 지속가능 한 자족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평에 끊임없이 멀리 있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양평의 미래 – 5대 중점시책
양평군은 주민들이 스스로 5대 중점시책을 만들어가며 지속가능한 도시로서의 변모를 기대하고 있다. “행복한 우리 마을, 후손에게 물려줄 미래”를 비전으로 삼아 추진하고 있는 행복공동체 지역 만들기도 그 일환이다. 주민화합과 소통을 통한 특색 있는 자립형 행복공동체 지역 만들기 정착으로 활력이 넘치고 자생력 있는 공동체를 육성하며,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신규사업의 발굴·육성을 도모하고 있다. 양평군 관내 마을이면 참여가 가능하며 공모를 통해 신규마을로 선정되면, 마을리더와 주민이 함께 모여 스스로 마을발전계획을 수립해야하며, 전문가로 하여금 컨설팅 및 교육을 3회 이상 지원받게 된다. 이렇게 참여한 마을들이 2015년 49개마을, 2016년 68개 마을로 2017년 100개, 2018년 150개 우수마을을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나타내고 있다. 주민 주도로 후손에게 물려줄 미래,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것으로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게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을 끼고 있는 양평군은 자연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용하는 자연관광 상품 개발에도 오랜 시간 준비를 해왔다. 2015년 9월 시작된 양평군 ‘양평헬스투어’ 사업은 양평군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 출시 운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2016년 6월까지 약 2000여명의 참가자가 다녀간 양평군 ‘양평헬스투어’ 사업은 사전 예약이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인원들이 방문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 실시한 ‘청소년 디지털 단식 캠프’는 ‘디지털기기 없이도 재미있게 놀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으로 양평헬스투어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양평군의 6차산업 정책도 주목할 만하다. 양평군은 전국 최초의 친환경농업의 특구의 고장으로 6차산업을 이미 상당히 추진하고 있는 지역이다. 2015년에만 친환경인증농가 1,542농가, 1억 원 이상 매출 345농가, 농업매출 4,023억원, 농촌체험 관광객 14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이미 그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양평군은 산림치유시설과 인근 산촌체험마을 및 산나물재배 단지를 연계 결합한 산림·힐링 비즈니스 벨트를 조성하는 등 더 본격적으로 주민과 함께 양평의 미래를 그려나갈 계획이다.
소통을 꿈꾸고, 희망을 노래하다
양평군은 주민과의 소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평군 정책자문단(맑은문화포럼 위원회)이 있다. 양평군 정책자문단은 군정 주요 정책에 대한 발전방향 수립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위촉하여 정책추진을 분기 또는 수시로 자문을 받고 있다. 군은 군정 역점사업 추진과 실행에 관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평군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도모하도록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도 했다. 주민과 소통·공감하는 정책수립을 위해 군정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여 지역주민 및 전문가 1,071명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건의 208건을 듣고 군정에 반영토록 하였다. 또한 주민에게 한 발 더 다가가고 주민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듣기위해서 현장에서 직접 듣고 해결할 수 있는 화합과 소통의 시간을 마련하였다. 양평군 주민참여 지역만들기 읍·면 토론회 및 토크콘서트를 통해 현장행정을 보였다. 또한 장애인 100인 원탁회의를 개최하여 장애인 및 장애인단체 실무자 100명이 모여 장애인복지실태 관련 원탁회의를 개최하고 장애인 당사자의 복지체감도 실태파악과 양평군 장애인 복지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적극 수렴하였다. 이러한 실질적인 노력들을 통해 양평군은 주민과의 소통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군정계획, 예산편성에 직접 참여하다.
직·간접적으로 양평군은 주민들의 의견수렴에 많은 노력을 보였고 이러한 소통의 또 다른 방법으로 주민만족도를 조사하였다. 양평군은 민선 6기, 군정에 대한 주민만족도를 조사하여 잘된 부분은 더욱 강화하고 미흡한 부분은 개선·보완하는 등 주민의 행정 참여가 간접적으로 가능케 하여 객관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1:1 개별면접 조사가 진행되었는데 조사결과 전체적으로 거주만족도가 지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소 미흡하거나 오히려 2015년에 비해 낮아진 부분도 소폭 나타났는데 이러한 부분들은 개선·보완을 약속하였다.
또한 예산학교를 적극적으로 운영하여 주민참여 예산제도의 이해를 돕고, 2016년도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참여를 활성화하고 건정한 지방재정 운용 및 주민의 신뢰를 고취시키기도 하였다. 2016년 4월에는 양평군 발전 정책과제 및 생활공감 정책분야에 대해 정책제안 공모를 직접 수렴하기도 하였는데 2015년 98건, 2016년 89건이 공모되는 등 주민들의 많은 참여를 보였다.
양평군은 ‘근자열 원자래’의 방법을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가능하게 하고 있다. 주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우선순위의 정책을 추진하고 주민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가며 끊임없이 주민과의 소통을 이어가며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기도 하는 등 군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민과 함께해내고 있다. 이렇기에 현 주민들은 행복할 수 있고 또한 인구도 2010년 96,940명에서 5년 만에 2016년 11만을 돌파하는 등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500년 전 초나라 제후인 섭공이 공자에게 묻고 공자가 ‘근자열 원자래’라는 대답을 했던 것처럼, 2016년 양평군은 주민들에게 묻고 주민들이 ‘근자열 원자래’가 답이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