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칼럼사설

조회 수 22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의정 활동을 매우 열심히 하는 지방의원에게 최근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지방의원들은 선거공약, 특히 선거 때 가가호호 배포되었던 공보에 실린 공약조차 까맣게 잊어버리고 의정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보기에는 우리의 지방자치는 생물학적으로 성년의 나이로 접어들고 있는데 지방의원의 의정 활동은 부끄럽게 짝이 없다며 지방의원만 모르는 네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 지난 선거에서 무엇을 약속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둘째, 자기들이 누구에게 대의를 위임받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셋째, 지방의원은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넷째, 유권자의 회초리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는 정말 심각한 문제다. 이 문제를 ‘지방의원이라고 다르겠어, 정치하는 자들이 다 그렇지 뭐’ 하며 넘어간다면 정말 큰일이다.



치적 홍보는 ‘풍성’ 공약 정보는 ‘허술’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신의 선거 공약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설마 했지만, 경기일보가 지방의회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는 내용은 넘쳐나는데 공약과 관련한 정보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공약과 관련한 정보를 올릴 수조차 없는 어이없는 홈페이지였다는 것을 확인됐다. 선거에서의 공약은 법률상 담보권에 해당하는 질권(質權)이다. 그리고 선거민주주의는 약속을 중심으로 일정기간 대의를 위임하고, 이에 대한 신의를 상실하면 다음 선거에서 위임을 해지하는 제도이다. 

그런데도 정작 지방의원들이 지난 선거에서 자신이 약속한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는 것은 분노를 넘어 기이하게까지 느껴진다. 

둘째, 재선하려면 유력정치인에게 줄을 잘 서 둬야 당내 공천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니 지역주민에게 대의를 위임받은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에게 낙점받아 지방의원이 되었다고 착각할 수 있다. 지역유권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고 의정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는 것이 선거에서 별 영향을 주지 못했던 우리의 후진적 선거문화에 비추어 볼 때 어쩌면 지방의원들이 유력정치인에게 줄 서려 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현명해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수도권은 현역 국회의원의 공약완료율이 35%, 재선율이 38%였음을 우연이었다고 말할 수 없다.

셋째, 과거 선출직 공직자를 종복(從僕)이라 불렀다. 유권자를 대신해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봉사의 자리라는 뜻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지방의원이라는 자리가 커다란 권력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달그락거리며 살아가는 서민들의 이야기들을 경청하기보다는 기념식과 경조사에 참석하여 어느 자리가 내가 앉을 상석인지 다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모습이 지속된다면 다음 선거에서 다시 지방의원으로 일할 기회를 부여받을까 심히 걱정된다.

넷째, 최근 선거를 살펴보면 재기회를 주는데 유권자들이 매우 인색해졌다. 그리고 오만한 자들에 대한 유권자 심판은 처절할 정도로 냉혹했다. 

과거처럼 냉소와 무관심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선출직 공직자의 자리는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자신의 사적 이익만을 쫓으며 싹수없는 행동을 보인 오만한 이들을 쭉정이 솎아내듯 철저히 낙선시켰다. 이처럼 선출직 공직자에게 가장 매서운 회초리는 유권자의 손에 들려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선출직 공직자의 회초리는 ‘유권자의 손’

지난주 경기도의회에서 연말까지 공약정보를 지역유권자가 상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수정하겠다고 전화가 왔다. 참으로 다행이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오는 8월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약 6만개로 추정되는 지방의원 공약이행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자 매니페스토 SNS 대학생 기자단을 발족한다. 지방의원의 모든 공약정보를 샅샅이 파헤치겠다는 것이다. 더는 과거처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다음 지방선거가 10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맡긴다는 것은 믿는다는 것이다. 다시 맡긴다는 것은 오랫동안 신뢰할 수 있을 정도로 성실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지방의원들이 지역유권자에게 다시 한번 믿음을 주려면 지방의원만 모른다고 지적받은 문제에 스스로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처절하게 반성하고 남은 임기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윗 글은 경기일보 기고글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2 레짐 트랜스포메이션(regime transformation), 청년경제혁명선언 2016.12.08
» 지방의원들만 모르는 네 가지 2016.12.08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