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우수한 지역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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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최호진

 

 전주 한옥마을에는 우연한 청춘들과의 만남으로 핫한 야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우연은 만남이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인연은 소중하다. 특히 만남을 전제로 하는 인연은 소중히 다뤄야 한다. 만남과 헤어짐은 종이 한 장 차이라 말하지 않던가? 지난달 초 어느 날, 전주로 가는 KTX에서 만났던 청춘들은 우연이었다. 그 우연을 바라보는 나는 무언가 모를 생각들로 흔들렸고, 지난날의 기억들이 하얗게 스쳐 갔다. 만나지 못한 우연은 없다. 우연이라는 말은 만났음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청춘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네게 가슴 흔드는 신열을 선물한다. 그리고 그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나의 숨통을 틔워주고, 흔들어 깨워주기도 한다. 우연은 예기치 않게 일어난 것을 뜻하며, 그 반대 말은 반드시 그러한 것을 의미하는 필연이다.

 

 그런데 살다보면 우연과 필연의 경계가 모호할 때가 많다. 전주 한옥마을과 남부 야시장의 만남이 그렇다. 총 110억 원이 투자되었던 전주한옥마을 조성사업은 수 년 전만 해도 수요 분석이나 운영계획 수립 등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주한옥마을 활성화사업의 태생적 한계에서부터 운영부실 우려가 제기되었다. 전주한옥마을 조성사업은 2002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전주에 월드컵경기장이 건립되면서 월드컵 특수로 늘어나는 관광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급작스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전주다운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한옥마을 조성사업의 출발점이다. 그러다 보니 한옥마을이 겪은 부침의 역사나 전주 양반들이 살던 품격 등을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적 여론이 많았다.

 

 그렇게 우려섞인 목소리가 많았던 전주한옥마을이 전주국제영화제와 우연히(?) 만났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슬로건은 자유, 독립, 소통이다. 이 영화제는 대안적 영화(alternative film)를 젊은 관객에게 소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영화의 거리를 조성하여 각종 전시와 공연을 열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영화제는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놀이터이다. 전주가 영화제를 통해 젊은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여기에 풍남문, 전주객사, 전동성당 등 역사와 유서가 깊은 곳들에 담긴 잔잔한 이야기가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면서 전주를 찾는 젊은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비빔밥, 가맥, 막걸릿집, 남부시장 콩나물국밥 등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며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를 두고 우연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고, 필연이라 하는 사람도 있다. 어찌 되었든 인연은 소중히 다뤄야 한다. 청춘들과의 만남은 더욱 그렇다.

 

 전주시 한옥마을 활성화에는 남부시장이 있다. 전주시의 발 빠른 대응으로 청년 문화와 시장의 정이 만나 탄생한 것이 지금의 남부 야시장이다. 남부 야시장에는 청년들의 어쿠스틱 감성의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청년몰 레알 뉴타운이 있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아트마켓, 벼룩시장, 워크숍, 힐링탕, 밴드공연, DJ파티 등과 청년 먹거리를 소개하는 사 업을 하고 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는 이 32곳의 매우 청년다우면서도 유머가 묻어나는 슬로건이다. 이 또한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청년들과 전주의 만남이다. 청년몰 레알 뉴타운은 청년 예술가들의 집합소이다. 장터를 찾는 이들 대부분도 청년들의 때 묻지 않은 감성과 작품들을 즐기러 오는 청년들이다. 그러다 보니 남부 시장은 청년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전국에서 모여든 청년들은 낮에는 한옥마을을 찾고, 밤에는 야시장을 찾는다. 그래서 전주남부시장은 낮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다. 야시장에는 먹거리와 전통공예, 문화 공연장으로 기존 상가와 이동매대 35개소가 가득 차 있다. 대부분의 시장 물건은 청년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고려해 가격이 저렴하고, 네일아트 등을 받을 수 있는 곳과 즉석으로 사진촬영과 인화를 해주는 곳도 있다. 남부시장 야시장은 거침없는 젊은이들을 닮았다. 일본식 라멘과 불초밥, 러시아 빵, 베트남 음식, 양꼬치, 아이술크림 등 세계의 특색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점포도 많고, 재료를 손님이 고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싸주는 땡초김밥도 인기이다. 붕어빵처럼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을 계란과 함께 틀 안에 뭉쳐서 구어 내는 비빔밥 구이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야시장에서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청년 상인들이 만드는 수공예품을 파는 곳도 많다.

 

 사실 남부시장은 대형마트에 밀려났던 전통시장이었다. 대형마트 및 SSM 진출과 신시가지 조성으로 기존 구도심권 상권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는 상황에서 전통시장을 비롯한 구도심 상권을 활성화 방안이 요구되었다. 하지만 전주시는 기존 시설투자 지원정책에서 탈피하여 시장별 상권 특색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여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지원사업을 실시하였다. 상품만 파는 상권에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특색있고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했다. 청년몰 등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의적 사업 마련으로 관광자원과 연계한 사업을 추진하였다. 전주시는 침체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에 주목했다. 지역문화·관광자원과 전통시장을 연계하여 국내·외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어하는 야간 관광 명소를 개발하겠다는 의도가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한옥마을, 풍남문, 전동성당 등 전주의 문화·관광자원과 인접하고 있는 남부시장은 기존 시장 내 청년몰 운영을 통해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은 2014년도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상설주말 夜시장을 개장하여 운영하고 있다. 야시장 규모는 100개 점포(기존 식당가 65개소/신규 매대 35개소) 에 달하며, 전주남부시장 번영회(상인회)가 운영주체가 되어 남부시장 내 약 150m 구간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주시는 1,450백만 원(국비500, 도비490, 시비460)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전주시는 2015년부터 3년간 50억(국비25억, 도비5억, 시비20억)이 투입되는 남부시장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남부시장을 한류 공연 및 체험, 글로벌 상품 등을 보유한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 밖에도 신중앙시장과 모래내시장을 대상으로 문화·관광자원, 특산품 등과 연계하여 쇼핑과 관광이 가능한 시장으로 육성하는 ‘문화 관광형 시장 육성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전주 서부시장은 ‘1시장 1특색’을 발굴하여 주민생활형 특화시장으로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몰과 야시장 상인, 야시장 매대 운영자 간의 마찰, 상인들의 의지 부족 등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 명물로 자리 잡은 꼬치구이 퇴출 민원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 꼬치구이는 젊은이들이 줄을 서서 사먹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한옥마을의 명물로 자리한 지 오래다. 그런데 이 꼬치구이가 한옥마을 정체성과 맞지 않고 냄새와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결국, 전주시가 퇴출을 모색했지만, 여론과 업주들의 반발을 사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꼬치구이가 한옥마을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패스트 푸드와의 형평성 논란으로 진정되었고, 젊은 층의 소비 트렌드를 무시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꼬치구이 논쟁 이면에는 젊은 상인과 기존 상가와의 마찰이 있었다. 이는 청년 상인들의 저렴한 가격의 상품 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불만이다. 서울에서 전주로의 여행은 KTX를 타면 1시간 30분에서 40분이 걸리니 당일 여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젊은 여행객 대부분의 여행 코스는 덕진공원을 둘러보고, 점심으로 콩나물해장국을 먹으며, 전주객사를 들렀다가 풍년제과의 수제 초코파이를 사고 오목대를 거쳐 자만마을 벽화를 둘러본 뒤 칼국수를 먹고 서울로 돌아오는 것으로써 모든 여행경비가 10만 원 내외로 가능한 매우 저렴한 여행이다. 이것이 전주의 불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주 한옥마을은 변변한 수요 분석이나 운영계획 수립조차 없었고, 남부시장은 전형적으로 쇠퇴해가는 지역 전통시장이었다.

 

 이런 부실과 쇠퇴를 단번에 바꿔버린 것이 청년들과 청년장사꾼들과의 협동이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청년들은 한옥마을과 남부시장을 전주의 손꼽히는 관광명소로 만들어 냈다. 그 매개체 역할은 발 빠른 전주시가 해냈다. 그간 한옥마을은 체류형 관광지라기보다는 관광객이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라는 인식이 강했기에 이러한 불만이 자리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주남부시장 야시장에는 한옥마을을 방문하고 1박 이상 체류하는 숙박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전주시는 전주한옥마을이 지속가능한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관광콘텐츠를 추가 발굴해, 보다 많은 체류형 관광객들이 전주를 찾도록 할 계획을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3년간 국비 25억 원 등 총 50억 원을 투입, 한류 공연·체험 ·면세점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기반시설과 프로그램을 남부 시장에 마련할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한옥과 전통시장은 끈끈한 생명력으로 우리의 삶 속에 다양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이 변화 하면서 그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큰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있다. 한옥과 전통시장이 지속적인 생명력을 가지고 발전하려면 젊은이들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어야 한다. 다른 지역을 보더라도 젊은 층을 한옥과 전통시장에 끌어들이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전주에서는 한옥과 전통시장에 청년들이 지금 북적이고 있다. 이는 한옥마을과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넘어 전주의 미래가 밝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긍정적인 변화이다. 미래의 거상을 꿈꾸는 청년들의 도전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전주에서 자라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주의 두 번째 도전이 더욱 성공하기를 바란다.

 

 

 인터뷰_김승수 전주시장

 

상권별 특화사업 발굴・추진 청년일자리 마련 및 지역경제 새로운 활력!

 

 문 ─ 민선 6기 경제비전은 ‘균형 있게 발전하는 활기찬 전주경제’라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 답 ─ 전주가 가진 문화적 자산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미래 먹거리와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 일터에서 존중받고 삶터에서 활기를 찾는 전주형 자립경제, 실속경제를 구현한다는 의미로서, 물질 및 돈이 아닌 사람이 우선이 되는 경제 정책을 펼치는 것입니다.

 

 문 ─ 대형마트에 밀려난 전통시장을 시설투자지원 대신 특색 있는 상권 발굴 지원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지원되었고, 과정은 어떠했는지요?

 답 ─ 서민경제의 중심에 있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그동안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대형마트에 비해 부족한 주차장 등 편의 시설 설치도 중요하지만 대형마트와 차별화된 전통시장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전통과 및 문화예술이 융합된 전통시장 육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주시에는 전주시의 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하여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여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전통시장 육성을 위해 야시장을 조성하였으며, 청년상인을 유입하여 젊은 전통시장 육성을 위해 남부시장 청년몰을 육성하였습니다. 또한, 상인들의 변화와 자생력을 높이고자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및 상인대학 등을 지원하였습니다. 이러한 전주시의 상권 발굴 지원사업은 지역 상인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사업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문 ─ 전주가 특별하게 성공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 답 ─ 전주시는 전통시장 및 소상인 보호 및 육성을 위한 전주시의 강한 의지와 전통시장 상인회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를 통해 남부시장 야시장 및 청년몰 조성 등 성공적인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전주시의 지역경제 활성화의 강력한 의지 및 상인회를 비롯하여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철저한 준비가 성공의 비결입니다.

 

 문 ─ 대표적인 성공사례를 소개한다면?

 답 ─ 남부시장 청년몰 및 한옥마을 야시장 조성을 뽑을 수 있습니다. 남부시장 청년몰 변모의 힘은 젊음입니다. 젊음의 열정과 패기가 모여서 지금의 청년몰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며, 빈 점포를 청년들에게 창업의 공간으로 제공해 주고, 창업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등 전주시의 지원도 한 몫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의 개성있는 독창성을 최대한 살려 획일적인 상점을 만들지 않고 독특함을 갖추어 찾는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고 있는 것이 성공의 핵심 요인이며, 청년몰이 기반을 잡은 이유는 전주 전통의 남부시장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몰의 성공은 남부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청년몰이 관심을 모으면서 개장한 남부시장 야시장은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에게 야간시간에 즐길 거리 장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야간 70여 개 점포가 볼거리, 즐길 거리, 먹을 거리를 제공하는데, 전주의 특색있는 야간 관광명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야시장의 성공은 남부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고, 방문객 수 증가로 기존 남부시장 상가들의 매출도 10%로 증가했고, 한옥마을 방문객들의 발길이 남부시장 및 주변 풍남문상점가까지 이어지고 있어 지역 상권에까지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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