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최호진
호국평화의 도시 경상북도 칠곡군
요즘 대한민국에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서점에 가보거나 강연들을 들여다보면 인문학 열풍이긴 열풍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잠깐 스치기도 한다. 인문학은 주로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지칭한다. 자연과학이 객관적인 자연현상을 다루는 학문인 것에 반해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와 관련된 제반 문제를 연구의 영역으로 삼는다. 하지만 최근 불고 있다는 인문학 열풍이 피해 가는 곳이 있다. 대학가와 취업시장이다.
얼마 전 흥미로운 통계결과가 있었다. ‘2012, 2015학년도 4년제 대학의 학과별 입학정원 현황’에 따르면 인문계열 학과는 3년 전 976개에서 올해 921개로 줄었다고 한다. 불어불문학과, 민속학과, 철학과 등 55개가 사라졌다. 오히려 사회계열이나 공학계열은 증가했다. 인문학 열풍이라는데도 대학가에는 찬바람이 분다.
취업시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인문계 90%는 논다는 ‘인구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4년 4년제 대학 졸업자 가운데 인문계열 취업률은 45.5%로 전체 평균 54.8%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인문계열학과의 통폐합문제도 이런 경제적 논리에서 기인한다. 경제적 논리 앞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한 가지 답변이 될 수 있는 작은 도시가 있다. 경상북도 칠곡군의 마을이 그 주인공이다.
칠곡군 자원 “인문학 마을”의 마을기업・사회적기업화 추진
칠곡군의 경우 이미 2012년도의 인문학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인문학마을로 10개가 조성되어 있었다. 이후 지속적인 사업으로 인문학마을은 19개로 확대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주민주도로 지속적인 운영 체제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주민주도의 마을축제나 문화공간의 조성을 통해 인문학마을 사업의 지속성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러한 인문학마을의 새로운 변화가 진행되었다. 마을기업 및 사회적기업화를 추진한 것이다. 우선 사회적기업화를 위해 마을 상품의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했다. 자원으로 생각한 것이 ‘인문학 강좌’와 주민이 준비하고 안내하는 ‘마을체험’, 주민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공정여행’, ‘마을축제’와 마을 레시피를 활용한 ‘마을밥상’ 등이 있었다.
또한 문화 친화적인 인력이 필요했다. 사회적기업화를 하는 것인 만큼 경영인이 필요했다. 인문학 마을을 이해하고 소셜 비즈니스 이해도를 높이며 기업의 운영 주체가 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인문학적인 경영인 양성 과정을 만들었다.
이후 협동조합을 출범하였다. 칠곡군 인문학 마을 협동조합은 프로그램을 통합 관리하며 기획 및 지원하고 인문학 마을들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해냈다. 사회적 기업 운영의 주체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인문학마을 공정 여행콘텐츠를 개발하여 소셜 비즈니스 모델 5개를 발굴하는 성과도 낼 수 있었다. 순교의 현장으로 떠나는 성지순례인 'MISSION', 외국인과 함께하는 농촌마을 체험인 ‘논의 인문학’, 건축 인문학 답사여행인 ‘칠곡군 건축학개론’, 민족의 아픔인 전쟁과 마주하는 시간여행인 ‘포화속으로’,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신동막걸리 맛 기행 콘텐츠인 ‘사람과 막걸리 탁로드’를 발굴해냈다. 이러한 콘텐츠는 주민주도형 여행상품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인문학마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공동체를 조성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또한 주민주도적으로 새로운 개념의 일자리를 창출해내기도 했다. 인문학을 통해 새로운 경제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다.
화합・소통・공유를 통한 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
칠곡군의 공동체를 활용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노력에는 인문학 마을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만나서 협업 하Go!’,‘만나서 소통 하 Go!','만나서 공유 하Go!',’만나서 화합 하Go!'의 이름을 가진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사회적경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간담회 및 워크숍과 지역특화사업의 성과보고 및 이용설명회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했다.
지속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증가와 매출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이끌어냈다. 사회적기업은 2011년 4개에서 9개로, 인원은 62명에서 129명으로 증가하였다.
자생력 강화 및 안정적인 수익망 확보 지원
사회적기업의 안정적인 수익망을 확보하기 위해 찾아가는 이동카페인 ‘해피붕붕’을 직접 운영하기도 하였다. 이동카페는 축제나 각종 행사장에서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홍보하고 물품을 판매하는 역할을 해냈다. 13년 9월부터 운영한 결과 현재 연 매출액이 1,500만 원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사회적기업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홍보판매관으로 ‘해피스토리’를 상설 운영하였다. 초기 사업의 부정적인 생각도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사회적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여 연 7,500만 원이라는 매출액을 만들기도 했다.
이밖에도 온라인 판매사이트를 직접 구축하기도 하였다. 온라인 판매사이트를 운영하고 모바일 앱, 파워블로그 등을 이용하여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의 디딤돌이 되었다. 이러한 칠곡군의 노력을 바탕으로 사회적기업의 매출은 눈에 띄게 증가하였으며 일자리 창출 및 기업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었다.
체계적 지원 및 자긍심 고취 위한 노력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사회적기업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 및 규칙’을 제정했다. 이것으로 체계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냈다. 또한, 재정지원사업의 체계적인 약속을 위해 마을기업과 약정을 하였으며 사업개발비나 일자리창출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었다.
고용노동부와 칠곡군, 기업, 지역민들이 함께 이루어낸 결과는 눈에 띈다. 2011년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은 각각 4개와 2개였던 것에 비해 9개와 4개로 매우 증가했다. 또한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되었으며 사업개발비 재정지원과 지역특화사업 추진을 통해 매출도 2011년 기준 제일산업의 경우 10억 원에서 현재 100억 원으로 아이밍키의 경우 8천만 원에서 현재 10억 원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사회공헌활동이나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회서비스를 확충해낼 수 있었다. 공동체를 활용한 사회적기업의 역량강화로 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앞으로도 칠곡군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성장을 위한 지원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사회적경제 홍보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또한 기업과 생산품의 브랜드디자인을 개발하여 이미지 제고 및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브랜드디자인센터’도 설립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맞춤형 일자리사업을 연계 지원하고 마을공동체의 사회적경제기 업화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사회적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칠곡군은 앞으로 ‘대한민국 인문학특별시’의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인 논리에서 등한시되는 인문학을 통해 경제의 활성화를 꿈꾸려한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보면 그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인문학 마을의 사회적경제기업화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업인 만큼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마을기업, 협동조합과의 유기적인 교류를 구축해 지역민의 공동체의식을 복원하고, 새로운 일자리창출로 ‘살기 좋고 행복한 칠곡’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힌 백선기 칠곡군수의 말처럼 사회적기업, 마을기업의 발전이 공동체의식 복원에도 큰 역할을 해내기를 기대한다. 살기 좋고 행복한 칠곡이라는 말이 단순한 비전이 아닌 그 말 그대로의 의미로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인터뷰_백선기 칠곡군수
문 ─ 따뜻한 공동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답 ─ 칠곡군에서는 각 읍·면 이장, 새마을 지도자, 부녀회장 등 지역 리더의 참여로 마을 고유의 인문학적 자원을 찾고 활용방안을 수립하 여 마을의 미래상과 실천계획을 마련하고, 지역 주민들이 미래에도 살 고 싶은 마을이 되도록 주민들을 직접 사업에 참여시켜 자립 운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인문학마을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문학의 시작이 사람이 새로운 지역을 창조하는 원천이라는 믿음에서 시작하는 만큼 마을 리더들이 새로운 역량을 갖춘다면 그 리더들은 칠곡군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며, 마을 공동체의 운영이 인문학의 씨를 뿌리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평생학습과 인문학을 칠곡군에서는 마을공동체에서부터 시작하고자 한 것입니다.
예로부터 마을은 독자적인 생활체계임과 동시에 생산공동체, 자치공동체, 교육공동체, 놀이공동체였습니다. 소실되어 가고 있는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고 마을의 자원을 인문학적으로 살려낸다면 대구 진골목, 제주 올레길처럼 다양한 지역의 브랜드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주민과 함께하는 인문학적 마을자원 발굴, 마을공동체 사업은 지역의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계기도 마련할 것입니다.
문 ─ 주민밀착형 풀뿌리 인문학 사업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세요.
답 ─ 칠곡군은 지난 2013년부터 3년째 이어온 인문학 마을 만들기 사업을 지역 인문자원의 가치 발견과 주민기술 교류활동을 중심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삶을 짓는 인문학마을, 미래를 다지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2015 인문학 마을 만들기는 올해 초부터 대상마을을 모집하여 7개의 신규 마을을 포함한 총 20개 마을이 참여하였습니다. 참여 마을은 인문학 마을 사업계획의 구체화, 사전과정 계획 및 추진, 주민전수자 또는 사업단 구성 등을 ‘생각밥상’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주민과 공유하게 됩니다. ‘생각밥상’은 창조적이고 실용적인 인문학마을 만들기를 위해 사전에 교육받은 마을 리더들이 주민과 전체 비전을 공유하고자 고안한 워크숍 방법입니다.
마을별 주요 사업으로는 금남2리에서 ‘맛있는 마을, 멋있는 마을, 이야기가 있는 마을’이라는 비전 아래 지난해에 이어 아버지·어머니 요리교실, 목공교실이 열리며, 북삼읍 휴먼시아 아파트는 그동안 진행해 온 마을공동체를 뒤돌아보고 소소한 일상의 인문학으로 주민들이 편안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특히, 올해 처음 참여하는 7개의 신규마을은 생각밥상을 통해 마을 주민 간 대화의 장을 열고 서로 협력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그 대표적 마을로 석적읍 금호어울림 아파트의 ‘어울림 모두 장독대’는 제철 식재료로 장아찌를 만들어 이웃과 나누고, 함께 장을 담그며 본격적인 마을살이를 펼쳐 나가게 됩니다.
2015년에는 지난해보다 더욱 다양한 멘토단을 확보하여 마을 상황별 맞춤 컨설팅을 지원하고, 마을 주민들의 인문 기술자료를 정리한 미래마을 인문기술 백서 발간, 온·오프 커뮤니티 공간 조성 등 차별화되고 단계 높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 ─ 고부가 가치로 농민들이 잘사는 부자 칠곡을 만들기로 했는데요. 향후 칠곡군 발전계획을 소개해주세요.
답 ─ 칠곡군은 인구 125,908명(2015. 5. 31. 기준)으로 경상북도 군 단위 지역에서 유일하게 매년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평균연령이 37.9세로 젊고 역동적인 도시입니다. 이런 젊은층의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도전으로 최근 자유무역협정(FTA) 및 농업시장 개방화 추세 속에서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기술과 경영 혁신을 이뤄 성공하는 농업 CEO가 증가하고 있으며 단순 생산에 머물렀던 1차 산업을 가공품 개발, 체험 프로그램 운영, 수출 등으로 연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칠곡군은 농업의 6차 산업화에 주력하여 생산, 가공, 유통, 관광을 포함하는 사업으로 억대 소득 농가 500호 이상(전체 농가의 약 10%)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칠곡군에서는 농업 6차 산업관 건립, 6차 산업 협의체 구성, 6차 산업 창업가 발굴, 창업 무료 컨설팅 및 국비지원교육 실시 등을 통해 6차 산업부문에 인프라를 구축하여 농업인의 복합경영을 지원하고 6차 산업 형태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리적으로 대구와 구미 등지의 대규모 소비 인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참외, 포도, 배추, 오이 등 근교농업을 특화하고 한우, 양계, 양봉 등의 축산농가를 활용하여 6차 산업을 활성화하여 고부가가치 농가를 육성하고 있으며, 세계인형음악극 축제, 낙동강 세계평화문화 대축전, 호국평화공원 등의 관광자원과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농 촌체험사업을 발전시켜 농업을 테마로 한 관광산업도 함께 육성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