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은 주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입니다.
주민에서 실마리를 찾다
서울특별시 금천구
세상 사람 중에 형제와 화목치 못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 부잣집에서 그러하다.
이는 재물이 있으면 다툴 마음이 생겨 천륜을 상하게 하니 재물이 바로 빌미가 된다는 것을 알겠다. 자손들은 절대로 옳지 못한 재물을 모으지 말고 불인(不仁)한 부(富)를 경영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농사에 힘써 굶어 죽는 것을 면하면 옳을 뿐이다.
이 이야기는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명신 이원익이 유서 중에서 자손들에게 남긴 말이다. 이 말은 오롯이 이원익의 청렴의 정신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원익은 조선 중기 많은 업적을 세웠지만 더 빛나는 것이 그의 청렴한 삶이다. 한 나라의 재상으로 5번씩이나 영의정을 재임했다면 엄청난 재산을 모았을 것이라 예상하기 쉽지만 그는 전혀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퇴임 후에도 이원익은 초라한 초가집에서 스스로 농사를 지으며 돗자리를 만들어 팔아 생활하였다. 또한 이원익이 죽자 그의 장례식에 쓰일 관 값마저 부족해 조정에서 대신 장례를 치렀다고도 전해진다. 그로부터 400년이 흐른 지금의 우리는 이러한 청백리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을까?
이런 청렴의 정신을 이어받고자 하는 한 지자체가 있다. 서울특별시 금천구가 그 대표적인 지역이다. 우선 금천구는 모든 청렴정책의 메커니즘을 전면 혁신해냈다. 총 4단계로 청렴생태계 조성 조감도를 구조화하였다. 첫째 반부패 청렴을 실현하기 위해서 제도적인 준비와 확고한 의지를 구현하였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최고결정기관인 청렴 TF팀을 구성하였다. 또한 불관용의 정신으로 금품의혹 사건은 무조건 경찰 고발키로 하였다. 이외에도 고위직 청렴서약, 전 직원에게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정보를 여러차례 공유하여 지속적인 관심 환기를 유도해냈다.
둘째 무엇보다 주민의 청렴인식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이 중요했다. 이를 위해서 주민이 중심이 되는 다양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우선 청렴해피콜, 캐치콜, 현장방문의 3단계 민원 A/S 시스템을 운영하였다. 또한 주민들이 힘들어하는 일명 ‘전화 돌려막기’를 원천봉쇄하기 위해서 감사담당관을 총괄제로 만들었다. 부조리신고게시판, 청탁등록, 할 말있어요, 인사비리신고센터, Hot line등의 유사한 채널은 1개의 공직비리신고센터로 통폐합했다.
셋째 공무원의 의식개선이 시급했다. 이를 위해서 심층 분석과 적극적인 다양한 청렴 활동을 진행했다. 우선 분석이 시급했다. 직급별 그룹 면담(FGI)을 통해서 관행화되고 숨겨있는 문제들을 발굴했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알아보기 위해서 인사 만족도 설문조사도 시행했다. 교육의 집중도·전달력 개선을 위해서 전 부서에 ‘찾아가는 청렴교육’을 실시했다. ‘찾아가는 청렴교육’의 경우 총 21일 동안 37회, 전 직원의 80%가 참여했을 정도로 교육의 목적을 전 부서에 제대로 전파시켰다. 이 외에도 특정 5개 분야에는 업무별 담당자 청렴교육을 병행하였다.
마지막으로 공무원의 반부패·청렴문화의 밑바탕이 되는 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였다. 최소 월 1회(연 14회) 공직기강을 점검하고 업무 중심의 부패감시 자체감사를 강화하였다. 청렴문화의 확립을 위해 부서단위로 청렴마일리지를 운영하고 가장 높은 수준의 내용으로 업무추진비를 공개하였다. 이러한 부패를 통제하는 제도화로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하였으며 사전예방과 반부패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하게끔 운용되었다.
이런 수많은 노력의 목적에는 금천구 주민이 있었다. 청렴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민의 OK이었다. 우선 주민의 청렴만족도 개선을 위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제도를 3단계로 민원 A/S 청렴해피콜, 구체적인 사례 확보 및 해결, 적극적인 피드백과 재발방지 순으로 구성하여 단순화하여 제도를 운영하였다. 이러한 제도의 중심에는 금천 청렴해피콜이 있었다.
금천 청렴해피콜은 부패취약분야인 5개 분야에 20개 업무를 대상으로 매월 실시했다. 설문, 결과보고, 문제 공유, 운영 수정 순으로 진행하였으며 민원AS를 통한 불만해소 경험, 재발방지 노하우 보유를 우선으로 진행했다.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청렴해피콜을 운영하면서 나타났던 주민과 민원인들의 공무원 행정에 대한 구체적인 불만과 만족사례들을 바탕으로 청렴교육들이 진행되었다. 이렇듯 금천구의 청렴 프로세스는 주민의 의견을 중심축으로 진행되었다.
금천 청렴해피콜 이외에 ‘시민감사관’ 제도도 주목할 만하다. 주민의 전문성과 참여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였는데 ‘기술시민감사관’과 ‘일반시민감사관’ 두 분야로 연 70명 정도의 시민감사관을 운용하였다. 기술시민감사관의 경우 공사관리감독 분야를 특화로 참여하였으며 5개의 독립적인 전용 업무를 신설하였다. 일반시민감사관 31명의 경우 감사 전에는 시민감사관과 공무원이 반드시 필요한 합동교육을 받았다. 이렇게 교육을 받고 난 후에 모든 감사에 필수적으로 직접 참여하였다. 감사 과정에서 지적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사례를 작성하고 내부적인 공유를 하여 감사관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용하였다. 이러한 노력덕분에 전년도 금천구의 청렴도 취약분야였던 공사관리감독 부분의 경우 점수가 대폭으로 상승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청렴 하위권이었던 금천구는 전국 상위권으로 극적으로 발돋움하였다. 이러한 청렴정책의 혁신의 결과로 다양한 성과를 만들었다. 국민권익위원회 2015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로 2014년에 비해 52단계 상승하여 전국 자치구 13위의 쾌거를 이뤄냈다. 또한 외부청렴도의 경우 전국 1위, 내부청렴도의 경우 전국 33위로 14년도 대비 전체적인 상승을 이끌어냈다. 또한 행정자치부의 2015년도 정부합동평가에서는 서울시 자치구 1위, 서울특별시 ‘2015년도 반부패 청렴활동 인센티브’의 경우에는 우수구로 선정되는 등 그동안의 노력의 결과를 보여줬다.
금천구는 이러한 청렴의 노력들이 금천구로 그치지 않고 한국의 청렴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출발점이지만 청렴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의 신뢰성과 타당성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가 바탕이 되어 한국의 청렴 발전에 조그마한 노력을 하고자 한다. 또한 개방적인 청렴정책의 공유를 이끌어내며 ‘함께 깨끗해지는’ 사회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도 아낌없는 노력을 해내고 있다. 모든 공공기관이 청렴한 행정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금천구의 말이 현실이 되도록 금천구는 청렴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