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지역자치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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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병준

 

‘서동미로시장’, 부산의 단 1개뿐인 문화시장
공공미술프로젝트 지원
다양한 연령대의 균형있는 시장 유입 모색

 

한국의 시장에는 시장 특유의 냄새가 있다. 어릴 적 살았던 시장에서는 각종 신선한 채소들의 냄새가 있었고 맛있는 군것질 거리의 냄새가 있었다. 어린 난 그 냄새를 맡으며 침을 꼴깍 꼴깍 삼켰었다. 특히 그 시장 길을 지나가는 어린 나를 보면 항상 핫도그 하나씩을 쥐어주던 한 아주머니가 계셨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사양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꼭 주시려 하던 아주머니의 모습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다. 시간이 많이 흘러 그 시장의 모습도 많이 변했기에 아직도 그 아주머니가 계실지 궁금해진다. 어쩌면 시장에 있는 특유의 냄새는 사람냄새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냄새야 말로 특이한 냄새다. 번역을 하라면 어떻게 번역할 수 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을 만큼 한국 특유의 냄새일 것이다. 요즘 시장에 가끔 갈 일이 있어 가본다면 여전히 시장은 사람냄새를 머금고 있다. 흥정하는 사람들과 삼삼오오 모여 동네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이 시장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을 무심결에 쳐다보면 젊은이들은 많지 않다. 물론 서울의 광장시장같이 도심과 가까이 있는 시장들은 그런 면이 적지만 시골이나 지방의 작은 시장일수록 그런 현상이 심해진다. 그 사람 냄새나는 시장이 위기의 놓여 있다.

 

부산광역시 금정구에도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서동미로시장이 있다. 이 시장은 70년대 초 영주동 철거민 정책이주지역으로써 좁고 열약한 주거환경에 폭 1m의 골목에 자연적으로 생겨난 시장이다. 주택이 좁고 열악하며 전국 최초의 절임배추 판매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절임배추뿐만 아니라 계란만두, 칼국수 등 오랫동안 사랑받는 대표적인 서민음식의 맛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고향같은 시장이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금사공단 조성으로 주거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시장 또한 활황기를 맞았다. 그러나 IMF이후, 공단들의 타 지역 이전 등으로 급격하게 인구가 감소하였으며 지역상권이 침체되고 지역공동체도 동시의 와해되었다. 상인회 참여를 중심으로 지역공동체 형성․화합․결속․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금정구는 서동미로시장을 문화예술을 통한 부산 대표 ‘골목시장’이자 ‘글로벌 관광 시장’으로의 「문화시장」, 머물고 싶고, 다시 찾고싶은 지속발전 가능성을 확보하는 「지속시장」, 문화, 예술, 관광 및 교육이 상업과 어울려 도시재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미로시장」으로 변모를 꿈꿨다.

 

동고동락(同苦同樂)
동고동락은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뜻으로 같이 고생하고 같이 즐긴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서동미로시장도 지역상인의 유대결속 및 역량강화를 위해 동고동락을 생각했다. 우선 서동시장, 서동향토시장, 서동전통골목시장 등 3개 시장을 연합하여 서동미로시장 상인협동조합을 구성하였다. 상인 391명 중 387명이 가입할 정도로 높은 참여율을 보여주었고 서동미로시장의 변신의 가장 중심축이 되었다. 또한 상인문화아카데미를 상․하반기 2회 운영하여 서동미로시장 상인과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의 강좌를 제공하였다. 난타, 노래, 풍물, 연극, 도자기, 패브릭 공예, 방송교실 등 다양한 활동이 함께했다. 이외에도 선진시장 우수사례를 비교 견학하고 조직, 마케팅 등 협동조합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시장의 발전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상인회의 자생력을 강화하였으며 공동체 결집의 계기가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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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미로시장’, 부산의 단 1개뿐인 문화시장

서동미로시장의 특징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문화시장이란 점이다. 부산의 단 1개뿐인 문화시장으로 시장과 관련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문화시장의 일환으로 시장 내의 서동예술문화창작공간을 조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서동예술창작공간은 서동전통시장 중심에 위치한 1,2층 규모의 복합예술 문화공간이다. 1층은 갤러리와 북 카페, 작은 도서관, 강의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2층은 창작실, 다목적실, 사무실로 구성되어 있다. 매주 수요일, 토요일 상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청년 서포터즈, 희망토크 콘서트, 서동거리 예술제 등 예술가 창작 인프라 및 지역 커뮤니티 문화향유의 거점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동미로시장 내의 예술 공간으로 ‘섯골문화예술촌’을 빼놓을 수 없다. 섯골문화예술촌은 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 및 주민과의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등 개인작업실 3곳과 개방형 작업실 2곳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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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문화 활동을 다양한 분야에 지원하고 있다. 공공미술프로젝트도 지원하였는데 소외지역에 벽화 및 조형물 또는 스트리트 퍼니처를 설치하여 시장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복잡 다양한 미로시장에 이야기를 같이 입혀서 스탬프 투어를 연계시키는 등 시장의 문화적 이미지를 덧댔다. 이외에도 서동미로 요리대회, 버스킹 공연, 움직이는 이동 노래방, 게릴라 문화공연 등 시장 속의 다양한 문화 체험을 제공하고 서동미로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이라는 인식을 제고시키고 확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문화시장으로의 제2의 도약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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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다 속을 항해하는 네비게이터

전통시장과 세계의 만남,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이 느껴지는 두 단어지만 서동미로시장은 세계와의 만남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내고 있다. 2012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금정구 ‘유니세프 협력도시’의 협약을 체결하고 2013년 세계 최초로 서동 유니세프마을을 선포하여 어린이가 행복한 유니세프 마을 만든 바 있다. 이런 활동의 일환으로 유니세프 작은 도서관을 조성하여 어린이가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냈다. 또한 한․미 청소년 교류캠프 및 국제위크 캠프를 개최하여 전통시장과 세계와의 교류의 장을 마련하였다. Earth Hour 행사 및 UN 세계평화의 날 캠페인을 개최하는 등 어색할 것 만 같았던 세계와 시장과의 만남을 긴밀히 진행할 수 있었다.

서동미로시장 알리기

문화시장, 세계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었지만 홍보가 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서동미로시장이 주목한 것은 온라인 홍보였다. 상인과 소비자가 쌍방향으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모바일 연동 웹을 개발하였으며 디지털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SNS 홍보 등 블로그 기자단을 운영하기도 하였다. 또한 홍보콘텐츠를 발굴 및 제작하는 데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스토리북, 간행물, 홍보리플렛, 기념품을 제작하고 서동 CM송 가요제를 개최하여 온라인을 접목한 젊고 활기찬 전통시장을 알릴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들 덕분에 현재는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서동미로시장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세계 속의 서동미로시장’으로 재조명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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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 공연을 통해 상인-고객의 관계만이 존재하던 시장의 공간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로 연결되는 문화의 만남의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또한 미로시장 상인․방문객의 연령은 평균 50대 이상이었으나 온라인 홍보방법을 비롯한 다채로운 문화행사, 플리마켓 등의 문화예술의 접목을 통해 20~30대 방문객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금정구는 연령별, 시간대별 타깃을 분석하여 문화․예술행사 개최 계획 등 연령대의 균형있는 시장 유입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 홈페잊 구축,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여 ICT 기술을 확대하고 사람 중심의 서동 미로시장 조성의 앞장 설 계획이다. 앞으로도 사람중심의 시장,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시장으로 확대되어 진정한 사람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금정구의 서동미로시장이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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