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지역자치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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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병준

 

원주시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를 위한 노력
도·농간 결핍과 잉여 교환하는 「원주새벽시장」

 

얼마 전 한 정치인이 선거 슬로건으로 ‘저녁이 있는 삶’이란 문장을 들고 나온 적이 있다. 그 정치인의 대한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저녁이 있는 삶’이란 문장은 곱씹어 볼만했다. 저녁은 해가 질 무렵부터 밤이 되기 전까지의 옅은 시간이다. 즉 ‘저녁이 있는 삶’이란 그 옅은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삶을 말한 것이고 그런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정치인의 의지가 담겨있었다. 저녁의 ‘옅은’시간과 매우 닮은 단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먼동이 트려 할 ‘무렵’을 뜻하는 새벽이라는 단어다. 저녁이 있는 삶을 조금 따라 해서 새벽이 있는 삶을 생각해본다.
새벽이 있는 삶. 먼동이 트려 할 무렵이 있는, 기대되는 삶을 생각한다. 새벽이 있는 세상은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기대감에 잠들 수 있는 세상이다. 아쉽게도 요즘에는 내일이 기대되기 보다는 내일을 걱정하며 잠드는 날들이 더 많아 보인다. 새벽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삶은 참으로 비참하다. 먼동이 트려 할 무렵, 새벽이 기대되는 그런 곳이 있다. 새벽에 가장 활발한 곳, 원주의 새벽시장이 있다.

 

원주 새벽시장은 원주시 원주천 둔치에 위치한 17,341㎡의 규모의 농업인 새벽시장이다. 매년 4월부터 12월까지 매일 오전 4시부터 9시까지 5시간동안 운영되는 시장으로 2015년만 80억 원, 3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시장이다. 이 새벽시장은 농민이 직접 재배한 소량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개척하고 신선하고 친환경적인 농산물에 대한 도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추진되었다고 한다. 불법 노점이 아니라 안정적인 공간에서 자율적인 상거래의 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기에 추진되었고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교류하는 장이 되었다. 민선6기 원창묵 원주시장의 공약사항이었던 ‘(잘 사는 농촌, 건강한 농촌) 로컬푸드 활성화’의 한 부분이기도 했다.

이러한 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농가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였으며 소량 농산물의 안정적 판매에 따른 농가의 소득을 창출하였다. 또한 도시 소비자들은 믿고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먹거리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도 2014년 63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15년 80억원으로 증가하였으며 참여 소비자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난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시와 시장상인의 노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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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를 위한 노력

농산물 직거래의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처음에 준비했던 것은 로드맵을 설정하는 일이었다. 우선 로컬푸드 운동과 농업인 새벽시장, 직거래 특판 행사를 홍보하는 등 체계적인 준비가 뒤따랐다. 로컬푸드 운동의 전개를 위해서 푸드종합센터를 운영하고 농산물 품질 인증, 소비자 교육 및 체험활동을 운용하여 로컬푸드 운동이 활발히 전개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농업인 새벽시장이 운영되기 위해서 운영협의회를 구성하고 행·재정적인 적극 지원하였다. 


원주새벽시장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행정·재정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했다. 행정적인 지원을 위해 농업인새벽시장 활성화 및 로컬푸드운동 확산을 위한 자치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하였다.(「농업인새벽시장 개설 및 운영에 관한 조례」제정(2009.12.31.)/ 「원주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제정(2009.12.31.)) 또한 새벽시장 환경개선 및 질서 확립을 위해 부서별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행정적인 지원과 더불어 재정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는데 기간제근로자 채용 지원, 농산물 포장재 지원 등 실질적으로 새벽시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체크하고 거기에 맞춰 제정적인 부분을 지원했다.

 

시의 노력과 더불어 시장상인들의 노력도 눈여겨 볼만하다. 새벽시장 방문객 및 소비촉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는데 ‘토토 로컬푸드 판매장’이 그 노력의 일환이다. 토토 로컬푸드 판매장은 얼굴이 보이는 먹거리라는 슬로건으로 로컬푸드협동조합과 새벽시장상인의 지역농산물을 비롯하여 사회적경제단체 생산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농산물과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경제단체에서 생산된 공익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으로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또한 매년 11월 15일에는 새벽시장의 날 행사를 운영하기도 한다. 회원의 농산물 기증과 사회단체의 협찬물품으로 행운권을 추첨하고 막걸리와 떡, 부침개 등으로 시식하며 한해를 평가하는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 이런 시장상인들의 노력으로 시장이용객들이 즐길 수 있는 현재와 같은 시장으로 변할 수 있었다. 지역사회 및 취약계층을 위한 새벽시장상인의 노력이 숨겨 있다. 다문화 가정 새벽시장 초청행사, 불우이웃 돕기 행사 등은 단순히 새벽시장이 이윤추구의 공간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 지역사회가 화합하는 장으로의 면모를 보여준다.

 

원주새벽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왜 성공적으로 시장이 운영되고 있는 지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철저한 운영관리가 눈에 띈다. 농업인 자신이 재배한 농산물만 장터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상인간의 개인적인 욕심으로 다른 농산물을 구매하여 판매하지 않겠다는 원주새벽시장의 강한 자부심을 보여준다. 판매대 앞에 농가 실명 명패를 게시하는 방법으로 농업인 생산자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농산물 중에서도 무색비닐봉투에 담아 판매하는 농산물은 실명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신뢰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시장의 방문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새벽시장 내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상인 스스로의 자율감시체계를 정착하고 있다. 13개 읍면동 지역회원간의 당번일자를 지정하여 자율적으로 상거래를 감시하여 건강한 시장문화를 스스로 선도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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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원주새벽시장을 ‘원주푸드 인증 새벽시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 인증을 원주시 원주푸드종합센터에서 주관하여 품질관리의 최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수시 잔류농약을 검사하고 원산지 표시 및 농업인 생산자 실명제를 더 견고히 하고자 한다. 또한 연중 안정적인 생산시설을 지원하기 위해서 이중하우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2012년부터 추진 중인 사업으로 엽채류나 과채류 등은 조기 출하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또한 현재 2016년 336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새벽시장의 참여 농가를 지속적으로 확보하여 2018년에는 500여 농가가 참여하는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신선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원주새벽시장의 새벽은 언제나 분주하다. 해 뜰 무렵에 나와 힘들만도 한데도 시장상인들의 얼굴은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다. 또 그러한 시장상인들이 파는 농산물을 구매하러 온 수많은 시장 방문객들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이 원주새벽시장에서 있는 시장상인, 방문객에게는 새벽이 기대되는 순간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기대감을 안고 함께할 것이 또 확실해보여 더욱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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