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지역자치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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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병준

 

지역자원을 활용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전략
산속 마을에 협동조합 창립
마을기업 활동을 통한 지역주민과의 갈등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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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족들과 함께 논산의 작은 숲으로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지금 양친이 사는 곳이 그렇게 도시도 아닌 터라 괜히 숲으로 왔나 걱정도 됐다. 지금 사는 곳이 아파트이긴 했지만 도시와는 차로 최소 30분 이상 떨어진 곳이라 숲으로 가더라도 별 감흥이 없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도시에 사는 나와 동생보다도 더욱 좋아하시던 모습이 놀랍고 또 쉽게 잊히지 않는다. 잠시 벤치에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면서 자연을 즐기던 모습에서 자연이 주는 의미가 참 많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나이가 들면 이런 자연에서 살고 싶다고 말씀하는 양친을 보며 내가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구나하고 또 생각하게 된다.


녹색 푸르른 바람이 스쳐지나가고 풀벌레 지저기는 소리가 들리며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그 곳 숲.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그곳을 단순히 휴양하는 장소나 여행가서 잠시 다녀오는 장소쯤으로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그 숲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삶을 영위하는 하나의 장소였다. 숲과 산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인생을 모두 바쳤던 분들이 있던 곳이었다. 지금은 펜션과 캠핑장으로 뒤덮여버려 그런 의미는 많이 퇴색되어 버렸지만 분명 그런 의미가 담겨져 있던 곳이었다. 그러고 보면 그런 곳으로 귀향하고 싶어 하는 양친의 모습이 자연적인 모습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울산광역시에는 소호라는 작은 산촌마을이 있다. 울산광역시 소호리에 속한 이 산촌마을은 아름다운 숲을 가지고 있다. 태백산맥이 굽이굽이 남으로 내려와서 그 꼬리인 부산 금정산에 이르기 까지 밀양, 청도, 경주, 울산, 양산의 변두리 접경지역에 커다란 산군을 이루었는데 그 산세가 장엄하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흔히 영남알프스라고 한다. 소호는 이 영남알프스에 위치한 대표적인 산간마을로 일찍부터 국가적인 조림사업이 시행되어 지금과 같은 아름다운 숲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자연조건으로 인하여 주말용이거나 여름별장용으로만 사용되는 전원주택이 50호 정도 되며, 75가구 정도의 마을주민들은 다소간의 농사를 지어 양봉, 축산, 쌀, 고랭지배추, 감자 등의 주산물과 사과, 산채, 쌈채류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울주군 소호마을은 울주군의 12개 읍면, 118개 법정리 중에서 가장 오지 마을로 학령인구가 감소에 따라서 산촌마을의 유일한 학교인 소호분교가 폐지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러자 ‘아이들이 뛰어노는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논의하게 되었고 소호지역 아동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마을 아이들을 함께 돌보고 도시 아이들의 산촌유학센터도 운영되면서 초등 자녀를 둔 귀촌 가정이 급증하게 되었다. 이에 소호마을에서는 다 함께 잘 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원주민과 이주민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또한 지역자원을 활용한 미래먹거리 발굴이 절실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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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자원을 활용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전략

먼저 울주군은 지역자원을 활용한 마을기업 및 사회적기업 발굴을 추진했다. 2012년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설명회를 실시하고 읍•면 추천을 통해 마을기업을 발굴하고 지역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개발하였다. 또한 귀농귀촌 가정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서 마을 내 원활한 정착을 위한 소통장치도 같이 모색하였다. 이와 더불어 소호마을의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였다. 귀촌가정으로 풍부해진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원주민과 이주민이 상생할 수 있고 울주군의 마을기업 육성 방향을 함께 고려한 지역 공동체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였다. 청정지역이라는 특성과 야생차 재배의 노하우를 살려 소호마을의 특색사업인 소호마을 야생차 및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이외에도 농촌관광 및 도농교류의 활성화 지원을 통해서 농외소득을 증대시키고 농촌체험•휴양마을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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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산속 마을에 협동조합 창립

소호마을은 마을의 경제활동을 마을기업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했다. 이주민이 1998년에 귀농하여 야생차를 판매하던 것이 입소문이 나면서 수요가 늘어나게 된 것이 계기였다. 2013년 1월부터 지역주민과 귀농, 귀촌인들과 함께 공동생산 판매를 위한 협동조합을 설립하였다. 야생차에 대한 관심과 소비자가 늘고, 울산지역의 유일한 야생차 특화 산업장이었다. 그럼에도 사업의 확대와 대중화에는 큰 벽에 부딪혀있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 야생차를 더 개발하고 상품화 하였으며 야생차체험 초등학교 현장학습이나 가족체험, 기획체험 및 캠프사업을 연계하는 등의 돌파구를 마련하였다. 이런 노력으로 꾸준히 성장세로 전환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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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 활동을 통한 지역주민과의 갈등해소

마을기업 활동의 가장 큰 목표 중의 하나가 바로 지역주민들과의 갈등해소였다. 우선 원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을 해소해야만 했다. 원주민 입장에서는 이주민들이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따르기를 바랐지만 이주민 입장에서는 원주민들이 텃세를 부린다는 생각의 차이로 갈등이 유발되고 있었다. 이런 갈등의 상황에서 협동조합의 설립을 추진하게 되면서 차츰 생각의 간격은 줄어들게 되었다. 원주민들과 이주민 간의 소통의 기회가 늘면서 지역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으며 마을 일자리 창출이나 주민소득 증대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원주민 2세대와 이주민간의 갈등도 큰 문제였다고 한다. 실제로 원주민 2세들이 귀농해서 개발과 투자개념의 농업사업의 추진으로 실패가 거듭되었고 이에 이주민들이 추진하는 안정된 마을기업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마을기업에서 마을 공동체 형성과 일손 돕기 등에 적극성을 띄게 되자 원주민 2세들도 관심을 갖고 협동조합 운영을 지원하면서 우호적인 관계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마을기업 활동을 통해 현재 많은 귀촌마을들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가시적인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2015년에만 매출액이 125백만원이었으며 야생차 체험 및 기획캠프에 한 해 1500여명이 참여하는 등 많은 참여를 이끌어 냈다. 소호의 자연 환경, 문화적 자원, 특산물을 상품화하는데 성공하여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등 좋은 순환 고리를 만들어냈다. 방문객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2016년 상반기만 천명이 방문하는 등 도농교류가 늘어나고 더불어 마을의 활력이 증진되고 있다.
각각의 다른 모양과 다른 색의 나무들이 모여 아름다운 숲이 된다. 그러한 숲을 갖고 있는 소호마을과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소호산촌협동조합은 참 많이 닮았다. 소호산촌협동조합은 어찌 본다면 작은 규모겠지만 그 이상의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주민과 원주민의 화합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소호산촌협동조합, 앞으로 더 많은 귀촌•귀농 가구들이 찾아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숲과 산으로 귀향하고 싶어 하는 양친의 모습과 이 곳 소호마을이 함께 오버랩되는 것은 분명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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